본문 바로가기

단어2

20250612 목 [단어 수집] 부모는 자식의 거울이란다. 가정교육이 중요하다고도 한다. 그런 말들은 아이를 낳기 전까지 체감되지 않는 언어였다. 내가 어릴 때 집에서 받아온 가정교육은 뭐였지? 형과 싸우지 않는 것? 게임 좀 그만하라는 이야기? 편식하지 않기, 어른들에게 공손히 인사하기, 뭐 그런 것들이겠지 싶었다. 우주는 요즘 소리를 수집한다. 길 가다 들리는 포크레인 후진 소리를 '삐-삐-삐-삐-' 따라 하고, 자동차의 시동 소리를 '부릉부릉' 묘사한다. 새들이 지저귀면 '짹짹' 소리를 흉내 내고, 하루가 '떼떼떼떼' 옹알이를 하면 '하루가 떼떼떼떼 했어'라고 알려준다. 소리를 모으는 일은 어느덧 단어를 모으는 일로 성장해 간다. 저녁 식사 후에 산책을 계획했다. "다 먹고 산책 나가자?" 이야기하니, 우주는 말한다. "이거 먹고.. 2025. 6. 12.
20250606 [애정의 단어] 우주는 친구 겨울이와 헤어지는 과정에서 포옹을 했다.서로를 안아주는 모습을 기대했는데 그렇지 않았다.우주는 긴장한 듯 어색한 자세로 포옹을 받았다.엉덩이는 살짝 뒤로 빼고, 손은 레고처럼 굳어있었다.포옹이 끝난 후에야 쑥스러운 미소를 지었는데그 순간이 자꾸만 뇌리에 남았다. 하루가 지나고 우주와 함께 버스에 탔다.우주는 고속버스 맨 앞에 아기띠를 하고 내게 안겨있었다.평소 카시트에서는 볼 수 없었던 풍경들을 신기하게 쳐다보았다.버스 문이 열리고 탑승하는 사람들도 열심히 바라보았다.그렇게 한참 버스를 타고 가다가 그 순간이 또 떠올랐다.나는 우주에게 물었다. "우주야, 어제 겨울이가 우주 안아줬지?" "아나줘써~" "겨울이가 안아줘서 좋았어?" "조아써~" 기대했던 대답을 듣고 만족하고 있었는데 우주가 말.. 2025. 6. 6.